2019. 1. 9. 00:15ㆍ책
제목만 보고는 조금 철학적인 내용의 책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딱히 그렇지는 않았다. 호흡이 무지하게 짧은 책이라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 소장은 아니고 그냥 도서관에 누가 오랜만에 책 빌리러 가는데 재미있는 책 없냐고 물어보면 권할정도
첫번째는 브래드랑 챗 인사 시키는 릴리가 너무 귀여워서 찍었고, 두번째는 릴리가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엄청난 사람이어서 찍었다.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통쾌하던지 사형제도를 놓고 백날천날 찬반토론을 시키는 우리나라 학교에 릴리가 전학온다면 어떨까싶었다.
분명히 잘 짜여진 글인데 미묘하게 나를 찾아줘와 같은 통쾌함을 느끼지 못한 원인이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는데, 아무래도 두번 만난 테드와 사랑에 빠졌다는 너무 뜬금없는 설정 때문이었던거같다. 작가는 귀욤 뮈소의 엄청난 팬이아니였늘까, 죽여 마땅한 이유는 잘만 만들어놓고 사랑에 빠져 마땅한 이유는 콩알만큼만 써놓았다. 나를 납득 시키지 못할만큼 콩알만큼.
어쨌든 릴리가 죄책감없이 후련하게 죽여마땅한 놈들을 죽여나가는 건 뿌듯했다. 이런 비슷한류의 소설이 매우 많은데 유독 이 소설이 흥했던 건 릴리의 그런 태도 때문이 아니였을까 싶다. 일말의 죄책감이나 후회도 없는 캐릭터는 오랜만이였던 것 같다. 자신감도! 만땅이야! 몇년전에 유행했던 빅픽쳐(?)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주인공이 살인을 하는 내용으로 한 때 흥했단 책이 기억났다. 거기서는 주인공이 살인 후에 느끼는 엄청난 불안과 극도의 예민함이 잘 묘사 되어있었다. 그 책이 그 날카로운 감정으로 흡입력을 주었다면, 이 책은 릴리가 그런 감정 하나 없이 여유로워서 흥미를 끈 것 같다. 너무 아무렇지 않아해서 살인을 저지른 릴리를 응원하게 만드는 묘한 글이었다. 책 뒷면에 선과 악의 경계를 무너뜨린다고 써있었던 것 같은데, 정말 그런 편 그 점이 이 책이 인기를 얻은 요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라는 생각과 의문이 들기도 전에 빠르게 치고나가는 내용 때문인거 같기도 하고
나를 찾아줘나 이거나 읽으면서 생각한 건데 하여간 남자들은 이라는 단어로 일반화를 안 시키려고 해도 남자들이란,,마지막에 형사가 쓰던 시까지,, 하여간 남자들이란,,,🤔
독서 토론을 할 정도로 책을 읽고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주위에 나랑 비슷한 취향의 책을 읽는 사람들이 있지도 않다. 그래서 보통 책을 읽고나면 이렇게 끄적거리거나 아이폰 메모장에 몇구절 쓰고 혼자 넘겨버리는 편이 많은데, 이 책은 옮긴이가 뒤에 자신의 의견을 남겨두었다.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읽었는데 대충격! 독서토론의 필요성을 느꼈다. 나는 창의력과 상상력이 눈꼽만큼도 없는 사람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마지막에 아버지의 편지 내용을 보고 보인 곧이 곧대로 열린 결말이군 하고 말았는데, 옮긴이의 말처럼 아버지가 몽크하우스에 돌아와서 밤에 비명을 지른 이유가 실은 음주운전 후의 공황이 아니라면,,,?릴리가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며 집을 방문했을 때 엄마가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면,,? 딸이 언제 오는지 몰라서 들키지않으려던게 아니라 올 줄 알고 기다리고 있었다면,,?물론 엄마아빠가 정말로 그랬다고해도 난 전혀 감동받지 않을 것이다. 릴리에게 그들은 마땅히 그래야만 할 이유를 줬으니까,죽이고 싶은 감정은 누구에게나 주관적이겠지만, 난 충분히 그들이 죽여마땅하다고 본다. 세상에 비밀은 없다지만 릴리에겐 있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작은 바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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